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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출산

제왕절개 출산후기 하반신 마취부터 수술시간 까지 모든 것

제왕절개 출산후기

하반신 마취 과정부터 수술시간, 이후 관리까지


저번 포스팅에서 유도분만에 과정과 출산후기를 간단하게 적어봤는데요, 그 때 제가 결국 마지막에 제왕절개를 했다고 말씀드렸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왕절개를 왜 하게 되었는지, 또 제왕절개는 어떠한 과정으로 이루어지고, 수술시간은 얼마나 걸렸으며 어떻게 회복하는지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해요. 제왕절개에 대해 무서운 후기가 많아서 걱정이 많이 되시겠지만, 제왕수술한지 5개월이 지난 제 후기를 보고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수술대에 오르셨으면 합니다.




제왕절개를 하게 된 이유 (제왕절개를 하는 이유)


저같은 경우 처음부터 제왕절개를 생각한 것은 아니었어요. 저희 엄마가 저와 동생을 모두 제왕절개로 출산하셔서 어릴때부터 수술흉터나 동생을 낳고 고생하시는 것을 모두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최대한 자연분만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저를 제왕절개로 출산했던 이유와 마찬가지로 저 역시도 진통이 아무리 진행되어도 골반과 자궁이 열리지 않았고,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제왕절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와 같은 경우는 진통이 시작되지 않으면 알 수 없고, 병원에서 알게 되기 보다는 본인이 진통을 겪으면서 스스로 열리지 않는 골반이구나를 알게 되면서 응급 제왕절개를 하게 되기 때문에 미리 알 수 없는게 아쉬웠어요.


저는 그렇게 제왕절개를 하게 되었지만, 이외에도 제왕절개를 하게 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가장 대표적인것은 역아인 경우, 혹은 전치태반이라고 해서 태반이 자궁을 막고 있는 경우, 이전에 제왕절개를 했거나 자궁이 파열된 경험이 있는 경우는 자연분만이 어려워서 제왕절개를 하게 됩니다.

제가 임산부요가를 다닐 당시 자궁근종 수술하신 분이 있었는데 그 분은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경우인데 담당 의사선생님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셔서 다른 병원으로 옮기신다고 하시더라구요. 이 경우에는 한 병원만 가지 말고 상담을 여기저기 받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저 역시 임신중독증 초기였지만, 만약 임신중독증이 중증이라면 빠르게 유도분만과 제왕절개를 하기도 합니다. 저는 단백뇨가 없어서 유도분만을 먼저 시도해보았지만, 제왕절개를 했을 때 배 안에 복수가 차있어서 임신중독증이 맞았다고 하시더라구요. 혹시 저처럼 잘 붓고 혈압이 높아진다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으시면 안됩니다.


이외에 아기가 4kg을 넘어가거나 (그래서 요즘은 그 전에 유도분만을 합니다), 2.5kg 이하의 저체중아인 경우에도 제왕절개를 합니다. 4kg이 넘어가면 분만하면서 자궁이 파열되어 위험해질 수 있고, 파열이 되지 않더라도 너무 커서 골반을 빠져나오는데 힘든 난산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키가 크고 골격이 좋은 산모라면 4kg에 가까워져도 무난하게 낳긴 하지만, 저처럼 체구가 작은 산모는 3kg이 넘어가면 많이 버겁기 때문에 의사선생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4kg 이상의 거대아와 반대로 2.5kg 이하의 아기는 자연분만을 견뎌내기에 아기가 너무 약해서 태아가 분만 중 위험해질까봐 제왕절개를 권하곤 합니다. 


또 허리디스크가 있는 경우에도 제왕절개를 생각하는데, 자연분만을 하면서 척추에 무리가 갈 수 있고 허리로 오는 진통을 견디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에요. 


제가 위에 얘기한 케이스들은 예상된 제왕절개의 경우구요, 이외에도 저처럼 분만 도중 태아나 산모가 위험해지거나 견딜 수 없게 되면 응급 제왕절개를 하게 됩니다.


제왕절개 과정 (하반신 마취)


저같은 경우는 응급 제왕절개였지만 유도분만을 위해 금식을 한 채로 병원에 왔기 때문에 하반신 마취를 하고 제왕절개를 할 수 있었어요. 전신마취의 경우에는 수술과정과 수술 후 회복과정이 달라지니까 참고하세요.


1. 수술의사를 밝히고 보호자가 수술동의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제가 제왕절개 의사를 밝히자 수술방 확보와 함께 의사선생님이 준비를 하시고, 보호자는 수술동의서를 작성하고 동시에 입원실을 결정하게 됩니다. 저처럼 정신없이 수술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으므로 보호자에게 미리 어떤 병실로 들어갈지(1인실, 다인실, 특실 등) 상의를 하면 더 좋겠죠?

 

2. 항생제 테스트, 제모, 소변줄 꼽기, 하반신 마취 등을 합니다.

수술실로 이동하면 먼저 항생제 테스트를 합니다.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지 한쪽 팔에 미리 테스트해보는건데요, 진통이 있는 상황에서도 아프더라구요. 문제가 없으면 링겔을 꼽고 아랫쪽 제모를 합니다. 제왕절개 수술부위가 팬티라인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위쪽에 제모를 하는 건데 미리 하셨다면 패스하구요, 제가 다녔던 병원은 제왕절개의 경우 관장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소변줄을 꼽는데 (병원마다 마취 하고 꼽는 곳도 있고 마취 전에 꼽는 곳도 있는 것 같아요) 굉장히 아프다고 들었는데 저는 그냥 좀 불편한 느낌만 있고 아프지는 않았어요. 

이후 등을 동그랗게 말고 척추에 하반신 마취를 위한 주사바늘을 꼽습니다. 평범한 몸에 진통이 없었다면 그리 힘들지 않았을텐데 만삭이라 배가 남산만한데다가 진통이 심해서 이 자세가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서 간호사분들이 같이 붙잡고 구부려주셨어요. 마취주사가 들어갈 때는 절대 움직이면 안된다고 진통이 와도 참으라고 하시더라구요.


3. 마취약이 들어가고 담당의사선생님이 오시면 수술이 시작됩니다.

주사바늘을 꼽고 나면 마취약이 들어가는 싸한 느낌이 드는데, 얼마 안있어서 다리가 돌덩이처럼 무거워집니다. 감각은 있지만 제 맘대로 잘 움직이지 않는 이상한 느낌이 바로 마취가 되었다는 증거에요. 이때 수술을 해 줄 담당 선생님이 오십니다. 

하반신 마취는 의식이 있기 때문에 원하면 아기를 보고 수면마취를 한 다음 이후 과정을 진행할 수도 있고, 절개하기 전부터 수면마취를 한 상태로 진행할 수도 있어요. 이건 개인 선택입니다.

저같은 경우 마취약이 돌자마자 머리가 핑 돌면서 어지러웠고 진통의 후유증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수술과정을 맨정신으로 견딜 자신이 없어서 처음부터 수면마취를 하고 들어갔기 때문에 이후 기억이 없습니다.

아기를 바로 안아보고 싶다면 하반신 마취만 한 상태에서 절개와 아기를 꺼내는 것까지 모두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볼 수 있는데, 고통은 없지만 수술하는 느낌(아기를 꺼낼때 몸이 흔들린다던가 뜨거운 피가 흐르는 느낌)이 모두 난다고 해요.


4. 복부를 10cm 정도 절개하고, 자궁벽을 절개한 뒤 태아를 꺼냅니다.

복부는 흉터가 보이지 않기 위해서 팬티라인 정도를 절개하지만, 자궁벽은 복부쪽에 있는 곳을 절개해서 꺼내기 때문에 이후 통증이 두군데에서 느껴지게 됩니다. 

태아는 꺼내면 이물질을 제거하고, 탯줄을 자른 뒤 (제왕절개는 아빠가 탯줄을 자르지 못하는게 아쉽더라구요.) 니큐 같은 곳에 들어간 채로 아빠에게 먼저 보여주더라구요. 그래서 수술 시간은 꽤 걸리지만 아기는 금방 만나봤다고 했습니다.

아빠에게 보여준 아기는 신생아실로 들어가는데 자연분만한 아기와 다르게 4시간 동안 금식한 채로 몸에 이상이 있진 않은지 주의깊게 살핀다고 해요. 


5. 자궁벽과 복부를 꿰매고 무통주사를 달아놓은 뒤에 입원실로 이동합니다.

태반을 꺼내고 양수, 양막 찌꺼기를 제거한 뒤에 자궁과 복벽을 꿰맵니다. 이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왕절개의 수술시간은 40분~1시간 정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저는 수술대에서 잠든 뒤에 눈을 뜨니 이미 입원실이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친정 부모님과 시어머님이 오셨었어요. 그런데 수면마취 때문인지 정신이 계속 몽롱하고 자다 깨다를 반복했네요. 수술 다음날이 될 때까지는 배 위에 모래주머니가 올라가있고, 소변줄이 있어서 침대에서 움직일 수 없습니다.


6. 다음날 소변줄을 뽑고 첫 소변을 봐야 합니다.

다음날이 되면 물을 마실 수 있는데, 아침일찍 소변줄을 뽑고 점심때까지 첫소변을 직접 화장실에 가서 봐야합니다. 별일 아닌 것 같지만 피를 많이 흘려서 굉장히 어지럽기 때문에 갑자기 확 일어나면 쓰러질 수 있어서 천천히 일어난 뒤 화장실에 다녀와야 해요. 이 때 소변을 못보면 다시 소변줄을 꼽아야 하기 때문에 꼭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어지러운 것도 힘들었지만, 일어나자마자 오로가 말도 안되게 콸콸콸 쏟아져서 병실을 온통 피범벅을 만들고 힘들게 화장실에 가서 첫소변을 봤네요. 

저는 이날 오후에 가스가 나왔고, 바로 미음이 나왔습니다. 


7. 셋째날 밥을 먹고 무통을 뽑고, 젖이 돌기 시작합니다.

병원에서는 처음에 물-미음-죽-밥 순서대로 나오기 시작해서 저는 셋째날 점심부터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셋째날 부터는 무통 링겔을 빼고 주사 진통제와 타이레놀만으로 고통을 견뎌야 해요. 

셋째날부터 대부분 젖이 돌기 때문에 제가 다니던 병원에서는 이때 모유수유 방법을 1:1로 알려주고 처음으로 젖을 물려봤습니다. 젖이 돌면서 젖몸살이 오는 경우가 많고 저 또한 그랬는데, 타이레놀 먹고 수유를 하면서 마사지를 받는 수밖에 없더라구요. 


8. 넷째날 몸을 움직이며 퇴원 준비를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병원은 제왕절개의 경우 4박5일 입원을 하기 때문에 다섯째날 아침 퇴원을 위해 퇴원교육을 받고 퇴원준비를 시작해야 해요. 아기를 다루는 기초사항을 알려주시고, 퇴원 절차 등을 설명해주십니다.

회복이 빠르신 분들은 넷째날 혼자서 잘 돌아다니시던데 저는 화장실보다 먼 곳에 나가게 되면 자궁 부위가 타는 듯한 통증이 너무 심해서 쭈꾸려 앉아있다가 한참 뒤에 다시 움직이고 그랬던 것 같네요.


9. 다섯째날 퇴원수속을 받고 퇴원합니다.

아침에 진료를 받으면서 실밥을 뽑고 입원비를 정산하고 퇴원합니다. 저는 이때도 회복이 안되서 휠체어를 타고 진료를 본 뒤에 휠체어를 타고 조리원에 갔어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제왕절개 산모는 왕왕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니 저처럼 회복이 더딜 경우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휠체어로 이동하시길 바랍니다. 


퇴원 이후 회복과정


저는 퇴원 이후에 2주동안 병원 연계 조리원에 있었어요. 첫날 휠체어를 타고 들어왔기 때문에 조리원에서도 밥을 바로 앞에 갔다주시고, 아기도 직접 데려다주시는 등 많이 챙겨주셨습니다. 

하루하루 조금씩 회복되는게 느껴지고, 일부러 수유와 수유 사이에는 조금씩 일어나서 돌아다니면서 회복하려고 걸어다녔는데 조리원에 도착하고 일주일 정도 지나니까 일어나고 눕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더라구요. 


제왕절개 산모도 좌욕을 하면 오로가 잘 나와서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해서, 일주일이 지난 뒤부터 열심히 좌욕도 했고 자궁수축에 도움이 된다해서 모유수유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모유수유 하는 중, 수유 직후에는 배가 막 아플 수 있는데 자궁 수축이 잘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요. 저는 오로도 꽤 오래 나왔고 이런 느낌도 오래갔어요.


수술 이후 병원에 가면 수술 부위가 잘 아물었는지, 자궁 수축은 잘 되었는지 확인하고, 수술부위에 붙이는 겔 패치와 연고를 받아오게 됩니다. 제가 다녔던 병원은 일주일 씩 붙이는 패치와 2달 동안 바르는 연고를 주셨는데 패치를 붙일땐 괜찮았는데 연고를 바르고나서부터는 살이 쓸리고 따가운 느낌이 많이 들고 상처도 붉게 조금씩 올라오더라구요.


검색해서 시카케어를 해외직구한 뒤에 열심히 붙이고나서는 튀어나오는 것도 더이상 없고 상처 부위 아픈 것도 없어서 제왕절개 하셨다면 연고 바르지 마시구 저처럼 시카케어로 쭉 관리하시는 걸 더 추천해요. 


제가 처음에 붙였던것보다 더 도톰하고 세척해서 계속 사용하는거라 관리도 어렵지 않더라구요. 


이렇게 제왕절개 후기를 적어봤는데 병원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요즘엔 페인버스터라고 통증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둘째날까지는 다리에 감각도 없고 통증 또한 없었어서 좀 버틸만 했던 것 같아요! 제왕절개 하시는 분들 힘내시길 바라며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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