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산모의 모유수유 성공기
모유수유 방법, 완모 성공요령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왕절개 산모였던데다가 시작이 혼합수유였지만 모유수유에 성공하게 된 성공기를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임신기간동안 모유수유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모유수유를 다짐하곤 하지만 막상 출산을 하고 나면 생각처럼 모유수유가 쉽게 되지 않아 포기와 좌절을 경험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모유수유로 인한 스트레스도 줄이고, 모유수유도 성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 완모 성공기를 적어보면서 저의 모유수유 방법을 공유해보려고 해요.
출산 후 3일, 모유수유를 꼭 시도해보세요.
제가 입원했던 병원은 모유수유 권장병원이라서(요즘은 대부분의 병원이 그렇죠.) 모자동실을 언제든지 할 수 있고, 출산 후 3일이 되면 병원 프로그램으로 모유수유 교육이 포함되어 있었어요.
대부분의 모유수유 권장 책들을 보면 아기가 태어난 즉시 모유를 물리라고 하는데, 제왕절개 산모는 사실상 불가능하죠. 출산 후 수면마취로 잠들어있고, 아기는 4시간동안 무균실에서 상태를 지켜봐야 하는데 젖을 어떻게 물리겠어요.
예정이던, 응급이던 제왕절개를 하게 되었다면 바로 젖을 물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지 마시고 출산 후 3일 정도가 되어서 허리도 세우고 앉을 수 있고 마약성 진통제도 빠진 뒤에 모유수유를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아기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가슴 상태를 봐주고, 유두가 짧으니 유두보호기를 사놓고 아기를 병실로 데려와서 기다리라고 하셨었어요. 그리고 시간 맞춰 오셔서 유두 보호기 사용법과 함께 수유방법을 알려주셨고, 그 때 처음 젖을 물려보았습니다.
아기는 뱃속에서 젖을 무는 연습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젖을 물려고 하고 정말 힘차게 빨더라구요. 제왕절개는 젖이 늦게 돌기 때문에 출산 후 3일차에 시도해도 젖이 아마 하나도 나오지 않을거에요. 저도 그랬구요. 하지만 여기서 좌절하지 마시고 이후 틈날 때마다 유축도 해보시고 젖물리기 연습도 간간히 해보시길 바랍니다.
분유를 먹이는 것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마세요.
제왕절개 하고 3일동안 젖이 돌지 않으면 빈젖을 물리면서 분유를 강력하게 거부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심지어 조리원에서 산모 몰래 분유를 먹인다며 조리원에 들어가는걸 거부하시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분유는 아기가 먹으면 죽는 독약이 아니잖아요? 젖이 안 나올때 아기에게 완모를 해야 겠다는 강박관념으로 억지로 물고 늘어지기 보다는 젖이 어느정도 돌기를 기다리면서 분유와 공존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도 젖이 늦게 돌고(저는 4일차 밤에 젖이 돌기 시작했고, 제대로 수유를 한건 5일차 조리원에 가서였어요.) 젖량이 그리 많지 않은데다가 유두가 짧아 초반에 분유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혼합수유는 모유수유 실패의 지름길이라면서 절대 거부하시고, 혼합수유가 분유수유보다 안좋다면서 혼합이 되자마자 빠르게 모유수유를 포기하시는 분들도 많던데 그렇게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조리원에서 모유:분유의 비율이 거의 1:1 이었다가, 집에 오면서 몸이 힘들어서 모유:분유 비율이 3:7까지 떨어졌다가 조금씩 몸을 회복하면서 출산 후 50일경부터 완모가 되었거든요.
혼합수유를 해도 젖을 아예 말리지 않는다면 젖은 계속 나오고, 꾸준히 먹이다보면 젖량은 자연스럽게 늘어나니까 초반부터 지레 겁먹고 포기하시기 보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계속 시도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유두혼동이 온다면?
저같은 경우 아가가 병원에서부터 힘차게 빨았고, 조리원에 들어간 초반에도 열심히 빨려고 했기 때문에 유두혼동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조리원에서 분유 수유와 유축수유를 하다보니 어느순간 유두혼동이 오더라구요.
유두혼동이 오면 아기가 힘들게 나오는 젖은 빨려고 하지 않고, 젖병만 찾게 됩니다. 이 때는 빠르게 젖병의 젖꼭지를 바꿔 보시는걸 추천드려요. 유두혼동이 온다는건 어느정도 젖병으로 모유나 분유를 먹으면서 거기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런건데 그렇다고 갑자기 직수만 하고 분유와 유축수유를 거부한다면 아기가 정말 엉엉 울어서 힘들어지거든요.
모유수유를 지원하는 젖꼭지(대표적인게 더블하트)로 바꾸어서 먹여보면서 꾸준히 직수를 시도해보시면 다시 모유도 잘 먹게 될거에요.
실제로 저희 아기는 조리원에서 그린맘을 사용하면서 유두혼동이 오는걸 보고 집에 오자마자 더블하트로 바뀌어서 먹였는데 자연스럽게 유두혼동이 없어져서 지금도 유축 수유, 분유 수유는 젖병으로 하는데 직수거부가 전혀 없습니다.
젖량이 적다면 수분섭취를 늘려주세요.
제왕절개의 모유성공기를 보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젖량이 부족해서 고민하시는 경우가 많을거에요. 그럴 때 모유 촉진차, 미역국 등을 많이 드시는데 억지로 그런것들을 먹기 보다는 일단 물(생수)을 많이 드시길 권하고 싶어요.
저는 무척대고 먹는걸 엄청 먹었었는데, 음식을 많이 먹는 것보다는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게 효과가 좋더라구요. 맹물이 잘 먹히지 않는다면 차나 국 종류를 많이 드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자가유방마사지를 꼭 배우세요.
저는 제왕절개로 몸 회복이 늦어서 조리원에서도 거의 방안에서만 지내느라 교육을 듣지 못했는데, 마사지샵에서 자가유방마사지는 들으면 좋다고 하셔서 딱 그 교육과 퇴실교육만 받았습니다.
한국인의 대부분은 치밀유방이라고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젖이 차면 가슴이 딱딱하게 뭉치고 아파요. 막상 젖은 잘 나오지 않구요. 가슴이 딱딱해지면 아기도 잘 빨리 못하고, 그러면 젖이 고인채로 있게 되서 통증은 더 심해지고, 그러다보면 젖몸살이 오기도 하고 모유수유를 쉽게 포기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럴때 자가유방마사지를 배워서 직수 하기 전 매번 해주면 가슴이 부드러워지고 모유가 잘 나와서 아기가 빨기 더 수월해지고 통증도 덜 해요.
혼자서도 쉽게 할 수 있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게 아니다보니 꼭 배워서 시도해보시길 바랍니다.
3가지 수유자세는 꼭 배워서 필요에 따라 써먹으세요.
처음 배우는 모유수유 자세는 요람자세입니다. 가장 많이 알고 있고 안정적인 자세이기는 하지만 그때 그때에 따라 다른 자세를 알아두면 유용하더라구요.
일단 풋볼자세는 유두가 짧거나 가슴 바깥쪽이 뭉쳐있을때 하기 좋은 자세로 아기가 젖을 깊이 물 수 있고 부유방이 생기거나 했을때 시도하면 많이 좋아지는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일명 눕수라고 불리는 누워서 수유하는 자세는 제왕절개를 한 뒤에 몸을 일으키지 못하는 상태에서 수유를 하거나, 밤에 엄마가 힘들 때, 아기를 재우면서 엄마도 같이 자고 싶을 때 하기 좋은 자세입니다. 아기가 너무 어릴 때는 자세를 잡기가 힘들지만 아기가 크면 클수록 엄마도 아기도 편해지는 자세에요. 다만 중이염의 위험을 있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수유텀을 만드세요.
보통 모유수유는 텀이 대중없다고 아기가 달라는 대로 주라고 많이들 합니다. 하지만 그게 말이 쉽지 막상 아기를 낳고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구장창 젖을 물리는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초반에는 분유랑 같이 혼합을 하면서라도 엄마가 쉬는 시간을 조금씩 가지고, 조금씩 여유가 생기면서 수유 시간을 넉넉하게 가지고 수유 텀도 맞춰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가 넉넉하게 먹으면 자연스럽게 수유텀이 늘어나고, 수유텀이 늘어나면 아기가 통잠을 잘 수 있게 되면서 육아도 수월해지고, 육아가 수월해지면 모유수유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거든요.
신생아때는 1시간이더라도 점차 2시간, 3시간으로 만들어서 고정시키고 50일이 지나면서 부터는 안정적으로 3시간 텀을 해주는 것을 추천합니다.
산후 회복이 안된상태에서 완모의 꿈을 가지고 스트레스를 계속 받다보면 우울해지기도 쉽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거에요. 제가 모유수유를 성공한 데는 위의 방법들도 있지만 가장 큰 요건은 바로 꼭 완모를 해야겠다는 욕심이 없이 되는대로 먹이자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편하게 가졌던데 있는 것 같더라구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충분히 휴식하고, 안될때는 잠시 쉬어가며 아기와 함께 맞춰가는 모유수유를 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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